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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간 인력사무소 < 1일차 >










5시에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1시에 잠에 드는 대범함을 보였는데
복례♥가 4시까지 안자고 참았다가 깨워준 덕분에 무사히 기상해 인력사무소로 출발하였다.




새벽 5시에 집밖을 나서는건 정말정말 오랜만인것같은데
첫 인력출근이기도하고 잠이 부족한건지 정신이 없기도하고
상쾌함같은건 느끼지 못했다.






인력사무소 가는길에 이자카야가 있는데
아직도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뭐 5시라는 시간을 감안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나 환한 아침인데 한창인것같아서 신기했다.




내가 간 인력사무소가 2층에 위치한줄 알았는데
문이 잠겨있는 출입구를 보고 벙쪄있는 날 옆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듯한 분이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하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사무실을 바로옆 1층으로 이전한거였고
내가 1등으로 도착했기때문에 이수증과 신분증을 내고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아저씨 한분이 오셨고 능숙하게 커피를 타시더니
마시라고 건네주시기에 맛있게 잘 받아먹었다.
사람도 없는데 여기저기 전화걸며 어디로가라 어떻게해라 굉장히 분주해보였고
무슨 영문인가 귀 기울이고 있는 사이 사람들이 속속들이 도착했다.
되게 어려보이는사람도 한 사람오고 나처럼 이 인력사무소에 처음 온 아저씨도 오고
얼굴이 새빨갛고 군데군데 반창고를 붙힌 아저씨도 한분 오셨는데
뭔가 느낌이 저 분이랑은 같이 일을 안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중 '아 오늘 신규가 되게 많네 어딜 보내지...음 직영보내야겠다'
라고 하시더니 따라오라고 하시기에 따라나서는데
아뿔싸 나에게 커피를 타 준 아저씨와 나만 가는줄 알았는데
젊은사람, 아뿔싸 얼굴이 새빨간 그 아저씨도 같이 동승을 하는게 아닌가
아 뭔가 일이 잘못 풀린다고 생각하면서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되레 커피타준 아저씨는 별 말씀이 없으시고
옆자리에 앉은 그 괄괄해 보이는 아저씨가 이거저거 많이 알려주셨다.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내가 부끄럽진 않고 그래도 더욱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던중 소장님께서 여기라며 보여주는데
스타필드 고양점 공사현장이라고 했다. 당시엔 몰랐다 스타필드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여차저차해서 소장님을 따라다녔는데 잠시 어딜 다녀오시더니
오늘 같이 할 사람이라면서 네사람을 데려왔다.






기다릴땐 이렇게 휑했었는데 다섯사람이 됐다니..
그렇게 모두 다 처음온 다섯이서 교육장으로 들어가서
서류작성도하고 손등인식등록도하고...
이러저러해서 5시에 집에서 나왔는데 일은 하나도 안하고
9시가 되었다.
9시가 되서야 업무에 투입이 되었는데, 내가 속한 아웃소싱 업체는
스타필드건설에 수 많은 공정이 있지만 모두 거르고
'청소'전담 이었다.
아 이게 뭐지...얼타고 있는데 따라가니까 다들 어떤 일을 시켜야할지 어리둥절한것 같은
상황...비질이나좀 하고 담배꽁초나좀 줍고 와 이거 세상 개 꿀이네...하고 있었는데


다른 반장님 팀으로 팔려갔고 정신없이 일하다 겨우 점심시간이 되어
옷과 신발을 보니




이 지경...
더욱이 급전이 필요해서 인력사무소 나온건데
밥은 사먹어야한다고 하기에 배가 고픈것도 아니라서
그냥 걸러야겠다 생각하고 근무자쉼터에 갔더니
사람은 없는데 모든 침상에 장구류가 올라가있어 눕지도 못하고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인기절정 근로자 쉼터>



그렇게 달디 달았던 점심시간은 1시를 기점으로하여 끝이 났고
다시 무거운 대리석타일 까대기를 시작하였다.
대리석타일을 부셔서 포대자루에 담고 묶고 하는일은 비록 땀은 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리어카에 가득 실린 대리석을 들고
쓰레기장으로 이동하는길과 쓰레기장에서 대리석이 든 자루를 던져 버리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뭐 소소한 몇가지 에피소드들이 더 있긴 했지만, 시간은 흘러흘러
퇴근시간이 되어 퇴근을 했다. (이제 씻고 내일 또 5시에 일어나려면 자야하기에 급 마무리)



706번, 705번 버스를 타면 집으로 올 수 있다고 소장님이 알려주셨었는데
길을 잃어버려서 주변 상인분들한테도 여쭤보았으나 다들 모른다고 하시기에
그냥 사람들이 퇴근하는길로 무작정 따라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본 노오란 꽃들...개울...학?
근데 같은 아웃소싱 업체라서 같이 청소일을 했던 사람하나가
일한거 카메라에 다 꼴아박았다며 아저씨한테 자랑하는걸 들었었는데
퇴근길에 멈춰서서 안하고 연방 카메라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었다.
열정이 대단해.






내가 사람들을 따라가고 있는 이 길이 어딘지도 모른채 무작정 걷기를
10여분이 흘렀고 큰길을 만났는데
사람들이 한쪽코너로 우루루 몰려가기에 아 저곳이 지하철역 또는 버스정류장이구나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고...다들 atm기로.....
여기서 느꼈다.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인력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말.
하루 고생하면 그 날 바로 현찰이 생기는 마법.
계획적인 지출보다는 그 날 그 날의 유흥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
느낀게 아니고 <실감>했다.






배터리도 얼마없고 밖은 빛이 강해서 사진을 찍어도 그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헬맷쓰고 땀흘리고 했는데 스타필드점엔 따로 세수나 머리를 감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머리가 너무 떡져서...사진으로 확인하려 찍었는데
오...고생한거치고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못생겼다.
못생김의 장점을 여실히 느끼고서 오늘 없어서 애먹었던 <각반>(각반*바지가 나풀거리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고무링같은것) 도 살 겸 인력사무소에 들러 좀 더 단가높은 일도 부탁할겸 지하철에서 내려서 걸어올라가다가 철물점이 보이기에 철물점에 들어가
각반이 얼마냐고 묻자 돌아오는 대답...2000원!!...아니 현장앞에선 1000원에 파는데 왜...
수요 공급 원리에 의하면 반댓상황이 옳지않은가 하는 생각에 반코팅장갑이라도 한뭉치
사서 다니려고 여쭤봤더니 한뭉치는 3000원이라고 하셨다.
오늘 그렇게 땀 흘려 밥도 안먹고 98,000원을 벌었는데..결국 300원을 주고서 반코팅 장갑
한켤레만 사서 인력사무소로 향했다.


인력사무소로 향하는 길에 밥도 안먹고 물도 제대로 못마신 탓인지
너무 허기가 져서 요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쌀똑핫도그를 1,000원주고 사먹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쫄깃쫄깃. 목메여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생수를 사지 않고 인력사무소에서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인력사무소에 도착했다.
소장님은 시원한 에어컨바람을 쐬며 모니터를 보고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소장님의 수익을 위한 말이므로 소장님은 할만했냐며 환한 얼굴로 반겨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좀 더 힘들어도 좋으니 단가가 높은 현장에 보내주십사 했다.
그러자 소장님이 왠지 그럴것 같았다고하시면서 98,000원이지만 대기업현장의 널럴함에
비해 개인현장은 1,2만원 더 줄뿐인데 아주 뽕을 뽑으려 혈안이 되어있는데다가
현장이 위험할 수 있다며 만류하셨다.
그럼에도 나는 급전이 필요하다며 계속 어필했고, 소장님은 인근 빌라 현장소장님한테
전화도 걸어주시며 알아봐주셨으나...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그 현장은 어렵다고 하셨고
대신에 같은 스타필드 현장이지만 98,000원 청소업체가 아닌 협력업체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그곳의 단가는 108,000원.
아직 스타필드의 위치나 이런걸 잘 모르기때문에 충분히 청소업체에서 숙지한 후 보내려
하셨는데 그렇게 말하니 최대한 사정을 맞춰주겠다며 일단 내일은 108,000원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내 당초 계획은 주말까지 인력사무소 3일 연속 출근.
주말은 쉴 예정이기때문에 금요일날은 꼭 118,000을 받고싶다.

이만 영양가 없이 쓸모없이 장문인 글을 마치고 씻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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